유럽여행 4일차, 6월 16일(토), 필라투스산 & 브리엔츠
오늘은 오전에 필라투스산에 오르고 오후에 몽트뢰로 넘어가서 몽트뢰에서 숙박하기로 했다.
어제 예약해 놓은 골든라운드트립을 이용하면 유람선을 타고 가서 산악열차를 타고 필라투스산 정상에 오른다. 그 다음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서 마지막엔 버스로 다시 루체른에 돌아오는 코스이다.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융프라우요흐 전망대 오르는 가격보다는 저렴하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1년짜리 패스를 구입해줬다. 이 패스만 있으면 1년 동안 스위스의 주요 대중교통 수단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가격도 필라투스 오르는 가격보다 싸고. 문제는....언제 또 1년 안에 스위스 와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냐는 것이다...ㅋ 어쨋거나 이 패스와 통행권(1년간 유효한 고속도로 통행권)을 간직하면서 아이들은 다시 꼭 1년 안에 스위스에 와야 한다고 벌써부터 야단이다..ㅎ
유람선을 타러 가기 전에 어제 밤에 잠깐 본 카펠교로 갔다. 루체른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니까 안 볼 수가 없잖는가! ㅎㅎ
카펠교는 유럽에서 제일 오래된 목조 다리라고 한다. 다리가 세워진 것이 1333년이라고 하니 대단하다.
마침 토요일 오전이라 카펠교 부근에서는 장이 들어서 있었다.
가운데 높은 망루 같은 곳은 예전에는 감옥으로 이용되었었다고도 한다. 현재는 기념품점이 들어서 있다.
유람선을 타기 전, 카드를 보고 있는 아이들..
드디어 유람선을 타고 출발이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이 필라투스산 같은데, 맞나 틀리나 모르겠다. ㅎㅎ
유람선을 1시간 가량 타고 필라투스역에 도착했다. 저멀리 우리가 타고 올라갈 빨간 산악열차가 보인다.
유람선에 내려서 동작빠르게 줄을 섰어야 하는데, 쉬엄쉬엄 가느라 어느덧 줄 뒤쪽에 서게 되었다. 그 덕분에 30~40분을 뙤약볕에서 기다려야 했다.
산악열차가 올라가는 높이가 장난이 아니다. 이렇게 정상까지 간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필라투스산은 험난하기로 유명한 산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악마의 산이라고도 불렸고 용의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가면서 본 등산로들. 갈짓자로 되어 있는 것이 등산로인데, 세상에나, 저기로 직접 걸어서 정상까지 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심지어 뛰거나 자전거를 들쳐엎고 정상까지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간간이 보이는 만년설들. 6월이라 그렇게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드디어 정상이 보인다. 정상에 보이는 건물은 호텔이다. 저런 호텔에서 하룻밤 묵으면 근사할텐데..ㅎㅎ
정상에서 내려다본 전경..
저멀리 만년설이 보이고...
지나가던 여행객이 가족 사진 찍어준다기에 얼른 카메라를 던져주고 부탁했다. 가끔 이렇게 친절한 여행객을 만날 때만 가족사진을 찍었던 터라 2300장 중 가족 네 명이 모두 나온 사진은 20여장도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전망 좋은 곳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시원한 맥주 한 잔과 감자칩을 먹으면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다가 터보강이라는 썰매를 타게 되었다. 가기 전에 인터넷을 찾아보니 너무 재밌다고 꼭 타보라는 글들이 많아서 중간에 케이블카를 내려서 타게 되었다.
둘째 수연이는 아직 이런 걸 혼자서 타본 적이 없어서 아빠하고 같이 타자고 했는데, 한참 줄을 서서 기다리는 중에 수연이가 혼자서 타겠다고 했다. 옆에서 와이프는 걱정이 되어 망설였는데, 한편으로는 대견했다. 혼자서 타보겠다고 하니... 혼자서 타는 게 처음인지라 나도 걱정이 되었지만 믿고 맡기기로 했다. (결국 멋지게 혼자서 타고 아이의 자신감은 백만배 상승...ㅎㅎ)
우리나라에도 비슷한게 있긴 한데, 여기는 훨씬 길다. 거의 1Km는 넘는 듯 하다.
간혹 스위스 풍경을 즐기면서 걸어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지만, 우린 시간 관계상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드디어 루체른에 도착하니 오후 4시. 여행을 하다보면 언제나 예상시간보다 훨씬 지나친다. 덕분에 와이프가 시계를 사려고 들른 Bucherer도 결국에는 시계를 사지 못하고 그냥 나왔다.
다시 차를 몰고 루체른을 출발해서 인터라켄 -> 베른 -> 몽트뢰로 가기로 했다. 루체른에서 인터라켄으로 넘어가는 길은 얼마 되지 않지만 고갯길이다. 중간에 내려서 보니 저멀리 예쁜 스위스 마을들이 보인다.
그러나, 둘째 수연이가 차멀미를 하는 바람에 계획을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첫날 차를 너무 오래 타서인지 수연이는 아예 차를 타고 싶지 않단다. 큰일이다. 앞으로도 많이 달려야 하는데... 결국 루체른을 출발한지 30분 만에 인터라켄도 못 가고 중간에 브리엔츠라는 곳에서 하룻밤 묵고 가기로 했다.
브리엔츠는 한국에서 한번 들었던 동네였다. 루체른과 인터라켄 사이에 있는데, 정말 예쁜 곳이라고. 그래서 갔더니만 으악, 호텔값이 장난이 아니다. 외국 사람들에게는 이름이 낯설지만 스위스 사람들에게는 예쁜 마을로 알려진 휴양지 같은 곳인 것 같다. 호수 주변이라 더더욱...
결국 과감하게 호숫가의 전망 좋은 방을 잡았다. 베른 호텔. 우리가 여행한 기간 중 제일 비싼 호텔이었다. 심지어 니스나 파리보다 더 비싸다.. 그렇지만 덕분에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저녁에는 호숫가 레스토랑(호텔에 딸린)에서 저녁도 근사하게 먹고...
호텔 방에서 내다본 풍광... 4명이 다같이 들어갈 만한 방이 없어서 이어진 두 방을 잡게 되었는데, 아이들은 더 재미있어 한다. 두 방 사이에 문으로 연결되어 있고 중간에는 화장실이 있다. 아이들은 자기네들끼리 종알종알 노래부르다 이야기하다 잠들고 와이프와 난...우리도 피곤해서 일찍 잠들었다..ㅎㅎ
둘째 덕분에 이렇게 멋진 호텔과 풍경 속에서 4일차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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