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연간계약해서 중역이나 팀장 중 누구든 신청하면 참석할 수 있는 조찬세미나가 있다. 교육을 담당하는 우리 팀이 담당이어서 계약도 하고 매월 내가 중역/팀장들에게 안내 메일을 보내고 있다. 신청자는 많지 않다. 사실 거의 없는 편이다.
이번 달에는 생태학자이신 최재천 교수님의 강연이 있어서 내가 참가신청 했다. 통섭, 개미학자로 아주 유명하신 분인데 정작 한번도 강연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는 생각에 신청하게 되었다.
아침 7:25부터 9:00까지 하셨으니 1시간 35분을 강연하셨는데, 정말 이야기하듯이 술술술 말씀하신다. 동작이나 자리 이동이 적지 않은데 그 동작들이 다 필요한 동작들이다. 대개 긴장하면 동작이 커지거나 어수선하게 왔다갔다 하는데 그런 동작이 없었다.
작년 이맘때 내신 책 <숲에서 경영을 가꾸다>는 국립생태원 초대원장을 퇴임하면서 직원들에게 '국립생태원을 떠나며’라는 제목으로 쓴 것이 책으로 나온 것이다.
몇 가지 특히 인상깊거나 재미있게 들었던 부분이 있다. 첫째는 나이가 들어서도 공부모임에 쫓아다녔다는 점이다. 그러다가 옛 선현들에 대한 공부 모임에서 깨닫게 된 사실이, 옛 학자들 중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모두 귀양을 가서 업적을 남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도 귀양 보내달라고 했었단다.
관찰을 통해 남들과 다른 인사, 인사이동을 했고 그 덕분에 조직을 장악하게 되었다는 점도 인상깊었다. 곤충을 관찰할 때 작성하는 행동목록이라는 측면에서 구성원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에 따른 자신만의 판단으로 적소에 사람을 배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학자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하신 것 같았다. 고집도 세신 것 같고. 최씨에 곱슬이어서 고집이 세다는 말씀을 직접 하셨다. 그런 고집은 자신의 신념에 기반한 것이고 그래서 더욱 끈질긴 추진력을 발휘하지 않았을까 싶다.
마지막에 리더에 대해 하신 말씀도 인상깊었다. 리더(Leader)는 Reader(지식이 풍부한 사람), Thinker(생각을 깊게 하는 사람), Pathfinder(길을 찾아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필요한 정보를 찾아 깊게 생각해서 옳은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 리더라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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