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지식노동자의 시대이고 지식노동을 하는 다양한 전문가 집단이 있다. 그 중 프로그래머(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IT를 기반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머리 속에는 번득이는 통찰이 있고 지적 사고가 활발히 작동하고 있다. 그들은 끊임없이 학습하고 사고한다. 뛰어난 프로그래머는 항상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사람들 중에 직접 학습에 대한 책을 낸 사람들이 있다. 몇 년 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공부와 열정>이라는 책은 제임스 마커스 바크라는 소프트웨어 테스트 전문가가 쓴 책이다(참고로, 제임스 마커스 바크는 <갈매기의 꿈>을 쓴 리처드 바크의 아들이다). 국내에서는 최근에 애자일 전문가인 김창준 씨가 <함께 자라기>라는 책을 냈다(지난 달에 읽었고 조만간 서평을 쓸 예정이다).

이 책의 저자 앤디 헌트도 프로그래머이자 컨설턴트이다. <실용주의 프로그래머>라는 책을 썼고 애자일 얼라이언스의 창립자 17인 중 한 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학습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GTD, 마인드맵, 명상, 메타포, 모닝페이지, 낯선환경 만들기, 아무생각없이 산책하기 등등...

이 책을 관통하면서 가장 기준이 되는 개념(또는 모델)은 드라이퍼스 모델과 R모드 활용이다. 드라이퍼스 모델은 1970년대 드라이퍼스 형제(휴버트, 스튜어트)가 정립한 전문가 모델을 말한다. 드라이퍼스 형제는 조종사, 체스 마스터 등 숙련된 전문가들을 관찰하면서 어떻게 사람들이 기술을 습득하고 통달하게 되는지에 대한 연구를 하였고 풋내기에서 전문가로 가는 5단계 모델(초보자->고급입문자->중급자->숙련자->전문가)을 만들었다. 가장 높은 단계인 전문가는 다른 방법으로 세상을 보고 다른 방법으로 반응하는 사람이며 직관을 활용하고 패턴을 인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저자는 이런 전문가가 되기 위한 학습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뇌의 R모드의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R모드(Rich mode)란 뇌에서 비동기, 전체론적인 스타일로 처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반대가 L모드(Linear mode)로서 선형적인 처리 스타일이다. 흔히 생각하는 좌뇌, 우뇌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R모드는 전문가의 특징인 직관, 문제해결, 창조성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의도적으로 R모드를 활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무조건 R모드만 쓰라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때는 R모드로 이끌다가 L모드로 통해서 성과를 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한다.

추천사를 애자일컨설팅 김창준 대표께서 썼는데 이 책을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위한 최초의 두뇌 활용 서적'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물론 두뇌 활용, 학습방법이 꼭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니 나와 같이 학습에 관심많은 일반인들도 보면 좋을 책이다. 다만, 컴퓨터 용어가 많이 나오고 컴퓨터를 메타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부분은 이해하기가 어려운 점도 있었다.(이 책의 원제가 'Pragmatic Thinking & Learning: Refector Your Wetware'이다. wetware는 소프트웨어를 생각해내는 인간의 두뇌를 뜻하고 refector는 다시 설계하고 연결해서 구조를 바꾸는 것을 말한다. 즉, 두뇌의 구조를 재설계하자는 것이다. 제목부터가 뭔가 프로그래머스럽지 않나...!)

소소한 조언이지만 나에게 깊게 꽂힌 것들은 역시나 시간 활용에 대한 부분이었다. '시간 압박은 깊은 학습과 창의성에 좋지 않다. 즉 깊게 학습하려면 일단 시간을 확보하고 투자해야 한다' 라든가 '시간은 만들 수 없다. 할당할 뿐이다' 라는 말은 언제나 나를 깨어있게 만든다. 그리고 '배운 것을 매일매일의 실천에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도 내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책만 읽는 헛똑똑이가 되지 않아야 한다. 이 책의 제목에도 '실용주의'라는 말이 들어 있듯이..

아래는 저자가 책의 내용을 마인드맵 한 장으로 정리한 것이다. 물론 번역하면서 영어를 한글로 옮긴 거고... ^^

 

 

Posted by 일상과꿈

요즘 한창 논문을 쓰고 있다. 이번 학기에는 정말 끝내려는 생각으로 열심히 쓰고 있다.

이렇게 궤도에 올랐을 때 꾸준히 이어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이건 아마도 뭔가 단기보다는 중장기적인 일을 할 때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시간이 많이 필요한 과제를 할 때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든가, 마음이 잡히면 한다든가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근에 읽은 <에브리맨>에도 같은 맥락의 글귀가 나온다. ""영감을 찾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 우리는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 간다"라고...

궤도에 올랐으면 그 궤도에서 다시 내려가지 않고 쭉 이어서 가는 게 필요하다!

 

 

 

Posted by 일상과꿈

팀장으로서 일을 하다보면 겪는 어려움 중의 하나가 팀원들 업무분장이다. 팀에서 해야 할 일을 팀원들에게 배분하는 일인데 이게 쉽지 않다. 특히나 요즘처럼 명확한 업무 지시 또는 위임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본연의 일 외에 추가적인 일들이 애드혹처럼 떨어지는 경우에는 더더욱 곤란에 빠지게 된다. 거기에 한번 나눈 일을 몇 년이고 쭉 하는 게 아니라 매년 팀의 목표가 달라짐에 따라, 팀원의 직급이 달라짐에 따라 거의 매년 조금씩이라도 업무분장 조정이 있게 된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기 위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팀원들이 자기가 팀에서 맡게 될 일을 생각할 때도 그렇다.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지, 누가 더/덜 하는지 생각 안할 수 없다. 따라서 모든 사람이 만족할 만한 업무분장은 사실상 쉽지 않다. 팀장이 팀원들의 역량 수준을 파악하고 희망사항을 들어야 하지만, 결국에는 전체 조직 관점에서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성장이 되는 방향으로 최종 결정해야 한다.

대신 커뮤니케이션에 좀더 신경쓰면 좋겠다. '어차피 우리 팀에서 해야 하는 일이니 당신이 맡아라' 라든지, 'A과장이 일이 많으니 B과장이 일을 더 맡아라'라고 하면 팀원의 열정과 몰입을 끌어낼 수 없다.

'A 대리는 그동안 어떤 일을 했는데 뭐는 잘 했으니 계속 하면 좋겠고, 어떤 역량이 부족하니 어떤 일을 더 하도록 assign하려고 한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 팀원 개개인을 고려한 업무분장이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해 줘야 한다.

특히 조심할 것은, 팀원들은 다른 팀원이 일이 많고 적음에 따라 자기의 일이 달라지는 것을 싫어한다. 즉 'A대리가 일이 많고 이 일은 많이 해봤으니 이제 이 일은 B대리가 해라'라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타인의 상황에 의해 자기가 일을 맡게 되는 형태인지라 주의해야 한다.

 

Posted by 일상과꿈
자기다움찾기2019.03.11 23:42

오늘 당일치기 창원 출장을 다녀왔다. 공항에서 내려서 집에 오다가 논문쓸 걱정을 하면서 바로 학교로 가서 1~2시간이라도 쓰고 집에 갈까 하다가 그냥 집으로 왔다. 논문이 아니라 회사에서 강의할 자료도 만들어야 해서 집에서 만들 요량으로...

문득 왜 하루의 시간을, 내 삶의 시간을 80%만 채우고 20%의 여유를 두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요즘 피곤해서 더 그런 생각이 든 것 같다. 회사 일도 3월이 되면서 점점 밀리고 있고 논문도 이번 학기에는 꼭 끝내야 하고...

하루 계획을 세울 때 80%의 시간만 계획하고 나머지 20%의 시간은 혹시 발생할 일들과 리프레쉬를 위해서 예비해 두는 것이 필요한데... 하루뿐만 아니라 내 인생도 그런 것 같다. 회사와 가정이라는 큰 덩어리 옆에 학교/학위라는 또다른 큰 덩어리를 내 인생 속에 넣으려고 하니 빡빡하기만 하다.

이렇게 조금 힘들더라도 더 하겠다는 전략이 가끔은 먹히기도 하고 이렇게 함으로써 더 많은, 나은 모습이 되기도 하지만 요즘은 많이 좀 피곤하다..

오늘 읽은 <월간 HRD>에 이런 글이 예쁜 캘리그라피로 쓰여져 있었다. 20%의 여유시간에 대해 생각하던 차에 눈에 들어온 글이다. 완전 세렌디피티다!

이제부터는 하루 계획이든 주말 계획이든 인생계획이든 계획을 세울 때는 20%의 여유시간을 남겨두도록 하자. 쪼금만 더 여유를 갖고 몸도 챙기고 미소도 좀 찾자...

사진출처: <월간 HRD>, 2019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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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상과꿈

제목 : 에브리맨
저자 : 필립 로스
역자 : 정영목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연월 : 2009년 10월 (초판 22쇄 읽음)
읽은기간 : 2019.2.24~3.2

정말 오래간만에 읽은 소설책이다. 거의 경영서적, 자기계발서적, HR(D) 서적만 읽다가 소설을 읽으니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 특히 이 책은 독자에게 친절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갑자기 상황이 바뀌거나 시대가 바뀌는 것을 독자가 잘 캐치해야 하니까...(아니면 원래 소설이 이런 식으로 많이 쓰이는데 내가 오랜만에 읽어서 몰랐을 수도 있다..ㅋ)

어쨋거나 장례식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뭔 일인가 계속 궁금해 하면서 읽게 되었다. 결론은, 제목 그대로 '보통사람'의 이야기이다. 어릴 적부터 결혼, 불륜, 나이들면서의 고독까지 정말 드라이하게 서술하고 있다. 간혹 잔혹하리만치 리얼하기도 하고.

특히 죽음을 앞둔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섬세하다. 형에 대한, 아들들에 대한, 딸에 대한, 전처에 대한..  나는 죽음을 앞두고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어떤 상황에서 죽음을 직면하게 될까? 이 주인공처럼 초라하고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릴까? 가버린 젊음을 많이 아쉬워할까? 죽어가는 나를 보면서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기억할까? 어떤 사람이었다고 기억할까? 생각이 많아진다...

P.S. 책 속에서 주인공이 어떤 화가가 한 말이라면서 전해준 말이 인상깊다. 요즘 지속적으로 글을 써야 하는 나에게 특히 자극을 주는 말이다. 일정한 시간이 모여야, 뭔가 쓸 거리가 있어야, 글을 많이 읽어야 쓸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그냥 하루에 1시간은 무심코 펼쳐들고 책을 읽는 것처럼, 하루에 1시간은 무심코 노트북을 열고 바로 뚝딱뚝딱 글을 써나가는 모습이 필요하다.

"영감을 찾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 우리는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 간다".

 

Posted by 일상과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