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다움찾기2019. 1. 4. 12:42

1 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대학노트에 내 마음을 긁적거리기 시작한 것이 일기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쓰기 시작한 일기가 작년 말에 36권째로 접어들었다. 햇수로는 33년간 쓴 셈이다. 사람들은 얘기를 들으면 정말 대단하다고 한다. 그러나 결코 대단한 게 아니다. 그냥 이다. 돌아보면 내가 33년간 일기를 써온 비결은 아마도 이것인 것 같다.

"잠깐 안 하더라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쓱~ 하기" 

무엇인가를 새롭게 하기로 결심하면 며칠간은 잘 지킨다. 그러다가 3~4일 지나서 지키지 못하는 날이 온다. 그럴 때가 정말 중요하다. 이 때 '에이, 뭐 내가 그렇지, 언제 매일 잘 지켰다고...' 하면서 며칠 더 안 지키게 되면 그대로 떨어지는 것이다. 반면 '그냥 다시 하지, 뭐' 하면서 그냥 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 다음날 다시 하면 그게 다시 궤도로 이어진게 된다.

 

33년간 일기를 쓰면서 중간에 며칠 빼먹기도 하고 심지어 6개월을 안 쓴 적도 있다. 그러다가 불이 붙으면 하루에도 몇 번씩 쓰기도 했다. 안 쓰다가도 문득 생각이 들면 일기를 집어들고 쓴다.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난중일기>를 쓰신 이순신 장군도 며칠 또는 한달을 안 쓰신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한 줄 일기를 쓰셨다. (난중일기에 대한 소감은 여기에~)

  

나도 새해 결심이 많다. 그 중 하나는 매일 아침 스쿼트 또는 푸쉬업을 하는 것이다. 지금 마음 같아서는 올해 12월 31일까지 계속 매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일이 벌어지고 마음도 옅어져서 어느 날인가는 지키지 못하는 날이 반드시 온다. 그 다음날이 중요하다. 지키지 못한 그 다음날! 그냥 쓱 다시 하면 된다. 그래야 이어진다. 어제 안 했으니 오늘도 그냥 넘어가면 습관은 물 건너간 것이다.

 

지키지 못한 내 의지를 탓하지 말고 그냥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쓱 하면 된다. 그게 습관을 만드는 요령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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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상과꿈
자기다움찾기2018. 12. 4. 23:27

얼마전 35번째 일기장을 끝내고 오늘 36번째 일기장을 쓰기 시작했다. 내 인생의 36번째 일기장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쓰기 시작했으니 햇수로 33년째. 거진 1년에 1권씩 쓴 셈이다.

얼마나 성숙해지고 있을까...? 좀 쪽팔리긴 하다. 일기를 33년째 쓰고 있다는 얘기를 누군가 듣는다면 대단하다고 생각할텐데, 정말 쪽팔리다.

좀더 반성하고 좀더 깊어지고 좀더 제대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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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상과꿈
자기다움찾기2016. 4. 7. 08:56

내 인생의 32번째 일기장이 지나간다.
작년 8월부터 8개월간 쓴 일기.
난 그동안 얼마나 성장했을까?
일기를 통해 얼마나 성찰과 통찰을 이루어냈을까?

 

고1이던 1986년 3월부터 쓰기 시작했으니 벌써 만 30년.
30년간 32권의 일기를 썼으니 1년에 한 권씩 쓴 셈이다.
많은 일들이 지나갔고 지금도 많은 일들이 지나간다.
점점 조바심이 나는 것은 살아온 날들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겠지...?!

 

 

  

Posted by 일상과꿈
자기다움찾기2015. 12. 28. 18:33

고등학교 때부터 쓰기 시작한 내 인생의 일기장은 올해 31번째를 지나 32번째로 들어섰다. 독서실에 앉아 지난 일기를 다시 읽어보았다. 매일 쓰지는 못했지만 종종 나의 마음을 담아 썼다.

 

올해는 특히 지난 일들을 적기만 하는 '일기'가 아니라 나의 생각과 계획, 사고의 흐름, 상상을 담는 '저널' 형태로 쓰려고 했다. (참고: 32번째 일기 or 저널?)

 

그리고, 1년에 한번이 아니라 종종 지난 기록을 들춰보고 내 생각을 정교화하려고 했다. 덕분에 일기가 좀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 참고 
   . 2014년 일기를 돌아보며... 
   . 2013년 1년간 쓴 일기를 읽다...  
   . 2012년 일기를 들춰보며.....  
   . 2011년 일기를 들춰보며...  
   . 2010년 나의 일기장 정리  
   . 25년 간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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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상과꿈
자기다움찾기2015. 8. 24. 09:00

31번째 일기장이 끝나고 32번째 일기장을 시작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장이 어느덧 32번째가 되었다. 1년에 한 권 정도 쓰는 것 같다. 매일 쓰지는 못하지만.

얼마전 카이스트 배상민 교수님의 강연 동영상을 보고 그 분이 쓰신 "나는 3D다" 책도 읽어보았다. 그분도 꾸준히 기록하고 쓰시는데 일기Diary라고 안하고 '저널'Journal이라고 표현하셨다. 대개 학술지를 저널이라고 하고 성찰일지를 reflection journal이라고 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개인의 기록을 저널이라고 표현하셔서 일기와 저널의 차이를 좀더 찾아보니 비슷한듯 다른 개념이다. 그동안 내가 써왔던 것은 일기에 가까웠다. 하루의 일을 기록하고 소감을 적고 반성하고 다짐하고. 그에 비해 저널은 좀더 내 생각을 적고 다양한 사고의 흔적을 기록하여 성찰을 통한 통찰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 같다. 사고의 spark가 튀는 생생한 기록물인 것이다.

32번째 일기장, 아니 저널에는 앞으로 내 생각과 성찰을 더많이 기록하고 자주 들춰보면서 사고의 spark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겠다.

 

 

 

 

 

Posted by 일상과꿈
자기다움찾기2015. 1. 3. 12:54

주말 오전, 집에서 조용히 앉아 지난 2014년 1년간 쓴 일기를 읽었다.

2014년에는 30번째 일기에 이어 31번째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사진 왼쪽이 30번째, 오른쪽이 요즘 쓰고 있는 31번째 일기).

(번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일기부터 붙이기 시작했다)

 

매일 쓰기로 다짐은 많이 하지만 실상 그렇게 하지 못한다.

8월~10월에는 아침에 회사 부근 투썸에 가서 커피 한잔 하면서 일기를 종종 썼는데,

그것도 바쁘고 정신없던 12월에는 전혀 하지 못했다.

 

그래도 일기는 나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일기쓰기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일기를 쓰는 동안 나를 돌아보고 성찰, 반성하는 시간이 되는 것 같다.

 

 

 

 

지난 1년간의 일기장을 들추며 썼던 구절들 몇 개를 옮겨본다.

 

"생각연습! 요즘 나에게 필요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일기 쓰기도 무조건 글로 써서 채우려 하지 말고 생각을 연습하고 정리하는 시간으로 쓰자는 것!"

 

"치열하게 뼛속까지 HR을 해야 하는데 아직 멀었다. 더 해야 한다.

어렵지만 더 해서 HR의 DNA가 내 몸에 흐르도록 만들어보자!"

 

"좀더 집중하고 깨어있는, 그러면서도 여유있고 풍요로운 삶을 살도록 노력하자!"

 

"이제 이 일기장에는 좀더 나의 솔직한 생각, 마음가짐을 담도록 하자.

나의 인생이, 진솔하고 깊은 인생이 담기도록 하자!"

 

"뭐든지 열심히 제대로 하자.

그런 것들이 모두 모여 나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자! 왜 이 일을 하는지, 회사를 위한 것인지, 이걸 하면 회사에 뭐가 좋아지는지.

인사팀장은 회사가 잘 되는지로 평가받는 것이다.

개인이 얼마나 학력이 좋은지, 경영진이 시킨 일을 얼마나 잘 했나보다 회사의

HR 제도와 실행이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로 평가받는 것이다."

 

"일기는 도구이다.

일기 자체에 목숨걸지 말고 성찰에 목숨걸자!"

 

"난 멋진 사람이 될거야! 내 안에서부터, 본성에서부터 멋진 사람이 될거야!"

 

"바쁨 속의 쉼, 그런 시간 속 공간을 많이 갖도록 하자"

 

"나이 숫자가 점점 부담스러워진다.

뭘 준비하고 있는 것인가? 지금 하고 있는 것으로 난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인가?"

 

"일이 많은 것은 나에게 축복이다.

그렇지만 그런 일들로 파묻히지 않고 잘 관리, 헤쳐나가고 배움의, 성장의 기회로 만드는 것은

나의 몫이다."

 

"HR에는 정답이 없다는 생각이 점점 든다.

그래서, 더 생각하고 내가 생각하고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고 공고히 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 참고

   . 2013년 1년간 쓴 일기를 읽다...

   . 2012년 일기를 들춰보며..... 
   . 2011년 일기를 들춰보며... 
   . 2010년 나의 일기장 정리 
   . 25년 간의 일기

 

 

 

Posted by 일상과꿈
자기다움찾기2014. 8. 12. 22:22

내 인생의 31번째 일기장.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이다. 그때부터 벌써 28년째 30권의 일기를 썼다. 30권의 일기장은 어느덧 나의 자산이 되었다. 솔직히는 자산이라기보다 나의 추억을 담은 개인 보관소이다.

일기장을 뒤적이며 건져낸 추억과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현재의 소소한 행복도 크다. 얼마전 페북에 올린 "18년만에 지킨 약속"도 일기장을 보다가 기억해낸 것이고 가끔 와이프와 함께 일기장을 보면서 처음 데이트한 날, 처음 손잡은날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즐거움이 있다. 간혹 옆에서 작은아이가 소설 보듯이 아빠 일기를 보면서 깔깔거리는 것도 재미있고.

어떻게 거의 30년간이나 일기를 쓸 수 있었을까?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 그런데 이게 나에게는 자연스런 것이었다.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약속장소에서 친구를 기다리면서 쓰기도 하고 주말 아침 혼자 동네 커피숖에 가서 쓰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일기를 쓰는 주기와 장소에 개의치 않으면 되는 것 같다. 나도 일기를 쓰지 않을 때는 6개월을 쓰지 않은 적도 있다. 그렇지만 생각이 나면 다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하루에 2개씩 쓰기도 하고. 꼭 저녁에 하루 마감하듯이 쓰지도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전날 일을 쓰기도 하고 생각나는 것을 쓰기도 하고.

한번 쓰러져도 다시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시작하는 꾸준함, 내가 일기를 쓰면서 배운 점이다. 그리고 그것이 28년간 일기를 쓰게된 나만의 비결이었던 것 같다.
 

 

Posted by 일상과꿈
자기다움찾기2012. 12. 30. 08:51

지난 1년간 쓴 일기를 읽었다. 사실 많이 쓰지 못해 금방 다 읽었다. 한 달에 평균 며칠 못 쓴 것 같다. 내년에는 좀더 자주 일기를 써야겠다.

2012년 초는 거의 1년 전이라 기억이 생소하다. 연초에는 새벽 6시에 영어학원 다니면서 바로 회사에 갔기 때문에 8시 전에 회사 부근 던킨도너츠에서 책도 읽고 일기도 썼다. 그게 벌써 1년 전이라니.. 그런 생활로 나의 일상을 잡아 나가야겠다. 지금은 너무 무너진 생활을 하고 있다. 일상을 바로잡으려면 새벽을 잡아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한동안은 일상을 기록하는 일기가 아니라 내가 하루동안 배운 것을 기록하는 러닝/학습일지로 삼자고 생각해서 그렇게 썼었다. 또 한동안은 '미생'을 보고 '복기'라는 단어를 떠올리면서 일기를 쓰려 했고... 그렇지만, 꾸준함이 문제인 것 같다. 일기는 내가 생각하는 만큼 꾸준히 쓰지 못했다. 물론 며칠, 몇 달 못 쓰더라도 그냥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지만 말이다.

내가 기록하는 매체는 여기 블로그, 손으로 쓰는 일기, 회사 일지 등 여러가지다. 그러다보니 한 곳에 축적되지 않는 것 같다. 나의 10년이 온전히 나의 지식과 경험으로 생생하게 살아있으려면 모든 나의 경험을 한 곳에 축적하고 되새기면서 미래를 과거의 경험으로 좀더 현명하게 살아야 할 것이다.

 

 

지금 쓰고 있는 일기는 29권째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쓴 일기에 번호를 매겨서 가지고 있다. 이렇게 모아놓으니 나만의 역사(역사라고 하니 좀 거창하지만...)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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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상과꿈
자기다움찾기2012. 1. 4. 22:24

어제와 오늘 아침, 출근하는 길에 던킨도너츠에 들러 1시간 가량
지난 1년간 쓴 일기를 쭉 읽어보았다.

고등학교 1학년 이후 28권, 29권째의 일기다.
고1 때 일기가 첫번째 일기다.
물론 중2 방학 때 방학숙제로 쓴 일기도 '0'번을 써서 보관하고 있지만.

매일 쓰지는 못했지만, 1년 간의 일기를 들춰보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대부분은 기쁨보다는 아쉬움, 각오가 많다.
역시...ㅋㅋ

지난 1년간 난 얼마나 성장을 했을까...?
지난 1년은 나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좀더 내면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많이 가지자.
그래서, 내 주변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냉철한 머리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
그런 노력들이 올 한해 나의 일기에 담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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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상과꿈
자기다움찾기2011. 1. 20. 17:09

구본형 선생님께서 <나를 탐구하는 법>이라는 글을 기고하셨다.
한 마디로 말하면, 기록을 통한 자신의 내면 들여다보기 라고 말할 수 있겠다.
자신의 행동, 경험, 생각을 되짚어보고 reflection하는 것이다. 글을 통해서.
예전에도 몇 차례 글을 통한 성찰에 대해 좋은 글을 주셨는데, 다시한번 되새겨본다.
(물론 선생님 글을 내 블로그에 가져온 것이다)

- 성찰을 위한 글쓰기
- 일기쓰는 법
- 일상의 황홀을 기록하는 노하우

Posted by 일상과꿈
자기다움찾기2011. 1. 1. 23:16

1년 동안 컴퓨터 word 화일에 쓴 일기를 프린트해서 제본했다.
정확하게는 1년은 아니다.
한동안 컴퓨터로 쓰다가 다시 일기장에 직접 손으로 썼었는데, 지난 10월에 다시 바꿨다.
역시 컴퓨터로 써야 더 자주 잘 쓰게 되는 것 같다.
노트를 가지고 다니면 더 자주 쓸 것 같은데, 막상 그러지 못하다.
오히려 컴퓨터도 자주 가지고 다니니..

그래서, 올해 쓴 일기장이 두 개다.
얇지만.
번호는 27번이 붙었다.
즉,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쓴 일기장이 27권째.
물론 중학교 때 방학 숙제로 쓴 일기장도 0번으로 가지고 있지만..ㅋㅋ

혼자서 지난 1년간 쓴 일기를 쭉 읽어보았다.
아쉬움이 묻어나는 글, 다짐하는 글, 경험을 적은 글...
나의 1년이 다시 새롭게 생각나기 시작한다.
경험할 때의 마음을 가지고 다시 1년을 새롭게 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참고 : 25년간의 일기

Posted by 일상과꿈
자기다움찾기2009. 10. 9. 01:24


1991년 4월 10일(수) 00:10

 지저분함,
 술,
 별,
 시


오늘 잠깐 학회실에 들렀다가 관주형이 나에게 해준 얘기다.
나를 보면 이런 단어들이 생각난다고.

기분이 나쁘진 않다.
나의 생활을 말해주는 듯하니까..



대학교 때 과 1년 선배가 나를 보면 생각나는 단어들이 있다면서 해 준 얘기다.
나를 보면 술, 별, 시, 지저분함이 떠오른단다.

나를 보면 연상되는 단어 4개..

대학생 시절이니까 역시 술은 많이 마셨었다.
그런데, 술은 그렇다 치고 지저분함이라니..쩝..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럴만도 하다, 혼자 자취하는 대학생이었으니...

별,
어릴 적부터 되고 싶었던 천문학자가 되기 위한 천문학과 진학에 실패한 이후,
대학교 때 열심히 별보는 동아리 활동을 했다.
(그런데, 일기장을 보니 학회와 동아리 사이에서 방황만 했지, 전념과 몰입은 못 한 것 같아 아쉽다.)

시를 참 좋아했었다.
시집을 많이 사서 봤었는데...
요즘 다시 시가 눈에 들어오는데,
특히 인생, 삶, 사람에 대한 통찰을 짧은 글로 전달하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이번 주말, 양평 용문산 부근 펜션으로 가족여행 가는데,
저녁에 삽겹살 구우는 한편 옆에는 망원경 설치해서 별보다가 삽겹살 먹다가
와이프랑 와인 부딪치다가.. 그렇게 밤을 새봐야겠다...으흐흐...생각만 해도 좋다...

Posted by 일상과꿈
자기다움찾기2009. 9. 23. 06:22


1989년 11월 경

얼마나 오랫동안 미루어 왔는가를 생각하라

아, 순식간에 변천하는 청춘이여,
어째서 이리도 아름다운가!
학생들이여, 공부할 때는 지금이다.
내일은 무엇이 올지 아직 모르므로.

사회 현상은 무엇이든 정당한 이유가 있으니
결과뿐 아니라 그 질서까지 정당하다.
살펴라, 그리고 생각하라
이성이 너를 자유롭게 하리니.

어디 있느뇨? 상냥하고 다정한 그대는.

자, 전진하라, 그러면 온 세상의 진리가
너의 것이 되리니...

                  - 아우렐리우스


재수하면서 일기장 맨 앞에 옮겨적은 글이다.
"얼마나 오랫동안 미루어 왔는가를 생각하라"
이 말은 지금도 여전히 나에게 유효한 말이다..


Posted by 일상과꿈
자기다움찾기2009. 9. 17. 12:51


1988.12.11 (일)

한 발짝 한 발짝 인생의 갈림길이 나를 향하여 다가오고 있다.
평탄한 길을 갈 것인가, 쓴 맛을 느끼며 다시 한번 수험생의 길을 걸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며칠 후의 하루 동안의 일에 달려 있다.

어떻게 보면 人生이란 시험의 연속이며 또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는 의지를 먹고 자라는 나무인지도 모른다.
앞으로 무슨 일을 만나고 우리가 어떤 방향의 길을 갈 것인지 누가 알겠는가?

나에게는 분명히 주어진 길과 의무와 책임과 사명이 있다.
평범한 인간으로 살다가 죽는 것이, 혹은 대우주의 진리를 발견하고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 나의 사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 되든 간에 최선을 다하자!
하루하루 삶에 충실하며 다가오는 고난을 박차고 일어서자!
그것이 바로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걷는 첫 임무인 것이다.


요즘 25년 전부터 썼던 일기장을 순서대로 하나하나 꺼내어 읽고 있다.
흐릿하게 기억 속에서만 알던 나, 잊고 있던 나를 다시 알게 되는 기분이다.
마치 다른 사람의 일기장을 엿보는 것 같기도 하고, 한 편의 성장소설을 읽는 것도 같고.

위 일기는 1988년 첫 대학 입시를 며칠 앞두고 쓴 고3 시절 일기이다.
(그 이후로 대학입시를 여러번 봤지..ㅋㅋ)
한참 공부는 안 되고 머리 속에 생각만 많던 시절의 이야기다...



Posted by 일상과꿈
자기다움찾기2007. 9. 22. 17:33
내가 98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업무일지을 써왔다고 하면 사람들은 놀란다.(업무일지는 text 화일로 매일매일 시간과 한 일을 기록한다) 이 기록을 참고하면 내가 99년 12월 20일 오전 10시에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바로 확인 가능하다고 하면 사람들은 뜨아~ 한다. 대단하다고...

그런데, 나에게 기록은 그냥 자연스런 습관이다. 무엇인가를 하고 나면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무의식 중에 든다. 물론 나의 모든 것을 기록하진 않지만 대체로 내가 기록하는 토픽들은 아래와 같다.
   - 업무일지
   - 독서일지
   - 운동일지
   - 개인일기


독서일지로 말하자면, 내가 현재 읽고 있는 책은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이다. 이 책은 대학교 1학년 이후로 565번째 읽는 책이고 올해 21번째 책이다. 어떻게 알 수 있냐고? 대학교 1학년부터 기록한 나의 독서일지에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읽은 책에 대한 소감을 일기에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스크랩 화일에 모으기 시작했고 지금은 text나 doc 화일로 소감과 함께 주요 문장들을 적어 놓는다.

이런 기록으로 난 무엇을 얻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나의 성장에 더 밑거름이 되도록 할 수 있을까? 조만간 하나하나 풀어볼 생각이다. 다시한번 나에 대한 관찰과 기록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도약하길 희망한다.

Posted by 일상과꿈
매일조금씩읽고쓴다2007. 9. 17. 19:34

구본형 선생님의 <일기 쓰는 법>에 대한 글을 옮겨놓는다. 하루하루 잊지 말자..

나는 인생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를 하루라고 생각해 둡니다. 하루도 인생처럼 시작과 끝을 가지고 있습니다. 빛이 서서히 밝아지며 새벽을 거쳐 젊은 오후의 초반에 절정을 이루다 서서히 어두어지고 이윽고 밤이 익어 갑니다. 좋은 하루를 잘생긴 벽돌처럼 쌓아두면 아름다운 인생이 축조될 겁니다.

그동안 일기를 하루의 과거를 기록하는 도구로 써왔습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용도로 활용해 보고 싶습니다. 즉 내가 의도한 방향으로 하루가 진행되는 것을 돕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3가지 질문들을 중심으로 하루 일을 기록해 두었습니다. 질문을 품으면 초점이 생기고 초점이 잡히면 하루 동안 이 3 가지 소중한 일에 집중하여 살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영감을 얻게 된 일

보고 있어도 보고 있지 않다. 표면의 배후에 숨어 있는 놀라운 속성을 발견하라. 전체를 대표하는 정신을 놓치지 마라. 그것을 찾아내면 중요한 한 가지만 보존하고 나머지는 모두 버려라. 피카소나 소설가 윌라 게이터의 방식이다. 하루를 구성하는 배후는 감동, 사람 그리고 창조다. 그 외의 것들은 다 버려라.

오늘 누군가를 즐겁게 한 일

병원으로 친구를 찾아갔다. 그는 꼭 2년 전에 쓰러져 지금까지 누워 있다. 움직이지 못하고 말을 할 수도 없다. 눈이 많이 맑아졌다. 가서 누워 있는 동안 귀를 훈련하라고 말해 주었다. 잃은 것은 동작이지만, 청력은 급속히 수련할 수 있다 말해 주었다. 모든 음악을 듣고 모든 소리를 구별하고 그동안 들리지 않았던 모든 소리의 비밀과 황홀을 즐기라고 말해 주었다. 언제 어디서고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힘은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이니 침대에서도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 내기 위해 더 잘할 수 있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오늘 새롭게 해 본 일/느낌/생각

* 거리를 걸을 때 손으로 바람을 만지며 걸었다. 바람은 가슴 속으로 물결치듯 흘러들었고 모공 속으로 가을을 심어 두고 떠났다. 바람이 내 옷과 피부 사이에서 어떻게 사라져 버렸는 지는 알 수 없다.

*문병을 함께 갔던 친구 둘과 동대문 시장 길가 독일약국 2 층 식당에서 양고기 꼬치구이를 고춧가루처럼 생긴 소스에 찍어 먹었다. 그 가루 소스의 냄새가 특이하다. 사 오십년 전 어느 골목길 속에서 배어 나온 친근한 냄새 같기도 하고 아주 새로운 냄새 같기도 했다. 날카로운 철사에 생마늘을 꿰어 구어 먹기도 했다. 하루의 절반이 거리를 서성이는데 친구 하나는 새로 하늘에 대하여 책을 쓰고 싶어 하고, 또 한 친구 역시 덮어 두었던 책을 마무리 하고 싶다 했다. 2 시간 동안 나는 전에 가보지 못했던 공간에서 그리움 같은 냄새 속에 앉아 있었다. 냄새는 순식간에 기억의 일부를 복원 시킨다.

* 일기의 구성을 바꾸었다. 과거의 기록과 미래의 초점이 서로 물고 물리듯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편성했다. 사람이 있고 감동이 있고 새로운 깨달음이 있는 하루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Posted by 일상과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