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6일차, 6월 18일(월), 오랑쥬 & 니스
아침을 먹으러 내려가니 의외로 1층 식당이 모던한 느낌으로 아주 깔끔하다. 오렌지도 직접 갈아먹을 수 있게 되어 있고, 에비앙이 가까워서인지 에비앙 물도 큰 걸로 갖다 놓고.. 모처럼 또 여유있게 아침을 먹고 출발하기 전에 잠깐 호텔 뒤의 동산을 산책했다.
오늘은 정말 많이 달려야 한다. 차의 시동을 걸고 달리니 한결 기분이 상쾌하다. 아마도 요 며칠 수연이가 차멀미한다고 오래 달리지 않고 쉬엄쉬엄 다녀서 그런가 보다. 이제는 굳이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프로방스 지방으로 내려가면 유명한 화가들이 사랑한 아기자기한 마을과 도시들이 있지만 모든 걸 볼 생각은 이미 접었다
한참을 달리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으면서 지도를 보니 가까운 곳에 오랑쥬라는 도시가 있었다. 여행책자를 보니 원형극장과 개선문 비슷한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오랑쥬를 들르기로 하였다.
오랑쥬에 도착하니 또다시 주차가 문제다. 작은 도시라 주차장은 쉽게 찾았는데, 주차티켓을 어떻게 끊는건지 도대체 모르겠다. 그냥 동전 넣어서 티켓 발급받아서 차 앞에 놓는 방식이 아니다. 여기 사람들한테도 이해하기 어려긴 마찬가지인가 보다. 가만히 보니 다른 사람들도 물어보고 알려주고 있다.
원형극장은 로마시대에 지어진 것이다. 로마에 가 본적 없으니 원형극장은 처음 본다. 역시 엄청나다. 우리가 갈 때는 저녁에 뭔가 콘서트나 공연을 할 예정인가 보다. 무대 설치가 한참이었다. 이런 데서 보는 공연은 정말 멋지겠는걸...
시간이 많이 흘러 프로방스 지방의 다른 곳은 생략하고 바로 니스로 향했다. 너무 어두워지기 전에 호텔에 짐을 풀고 바닷가에서 놀 요량으로. 고속도로를 나와 니스 시내로 들어서니 역시 어수선하다. 차들도 많고 교통신호도 복잡하고...
호텔은 지중해 바다가 보이는 곳에 있었다. 바닷가쪽 룸으로 예약해 놓아서 다행이다. 저멀리 지중해 수평선이 보인다. 니스 공항에서 떠오르는 비행기도 보이고.. 콘도식 호텔이라 방도 넓고 식기, 냉장고 등등 없는게 없다. 아이들은 아주 맘에 든다며 춤추면서 이방저방 왔다갔다 난리다.
짐을 풀고 바로 바닷가로 나갔다. 도로 하나만 지나면 해변이다. 니스 구시가지와는 조금 떨어져 있어 아쉽지만 그래도 해변에 가까운 호텔이라 좋다.
와이프와 나란히 누워 파란 하늘을 본다. 좋다. 이렇게 한적하게 여행하는 맛이란..! 해변이 모래가 아니라 예쁜 돌들이다. 이곳 해변가는 영국인의 산책로라고 불린다. 해변가를 정비할 때 영국인들이 펀딩을 많이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뛰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도 하고... 빨간 태양 아래 구릿빛 피부를 뽐내며 달리는 건강한 남녀를 보니 나도 돌아가서는 꾸준히 운동을 해야겠다는 다짐이 절로 된다..ㅋ
호텔로 돌아오다가 마트에 들러 장을 보았다. 오랜만에 푸짐하게 차려놓고 여유있게 먹었다. 지중해의 푸른 밤이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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