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포인트를주자2017. 12. 9. 12:12

마쓰야마 여행 1일차

아침 일찍 일어나 공항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왔다. 6:45 버스라서 6:43경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5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우리가 놓친건가? 일요일은 시간표가 다른가? 여러 생각을 하면서 기다리니 20분이나 늦게 도착한다. 기사분깨 물어보니 그냥 늦은 거란다. 에잇!

공항에는 역시 사람이 많다. 우린 그래도 부칠 짐이 없어서 빨리 체크인하고 들어왔다. 저가항공이라 좌석 지정을 하려면 사전 구매를 해야 하는데 우린 저렴한 좌석으로 사전구매를 해 놓았다. 그랬더니 체크인할 때 더 좋은 좌석(비상구 옆 좌석, 공간이 넓어 다리를 편하게 펼 수 있다)으로 바꿔 주었다. 사전구매를 해서 그런지, 우리가 일찍 체크인을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시간이 되어도 비행기가 출발을 안 한다. 승객 한 명이 탑승하지 않고 수하물을 내려야해서 조금 기다려야 한단다. 그 사람은 무슨 일이 생긴걸까? 체크인하고 짐까지 부쳤다가 다시 돌아가야 하는 일이 생겼나 보다.

비행기는 꽉 찼다. 젊은 사람보다는 어르신들이 좀더 많아 보인다. 패키지 단체 여행객들도 안 보이고.. (나중에 마쓰야마를 돌아보니 패키지 관광으로 만들만한 볼만한 것들이 많지 않아서 여행사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 것 같긴 하다)

마쓰야마 공항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오니 바로 앞에서 한국인을 위한 무료셔틀 티켓을 나눠주고 있었다. 그걸 받아서 버스로 가면 된다. 무료버스인데도 꼭 티켓을 받아서 제시해야 탈 수 있다. 나오자마자 받아야 한다.

공항에서 오카이도가 있는 시내까지는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우리 첫날 숙소는 오카이도역 부근에 있는 도큐REI호텔이다. 버스에서 내리고 돌아서니 바로 호텔일 정도로 가까웠다. 20미터 정도 떨어져 있기나 하나..ㅎㅎ 호텔에 가서 체크인이 가능한지 물어보니 3시부터 가능하단다. 그래서 짐을 맡기고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점심은 장어덮밥으로 먹었다. 오카이도역에서 마쓰야마성 가는 길에 있는 곳인데 어느 블로그에서 보고 찾아간 곳이다. 그런데, 조용힌 곳이지만 좀 비싼 감이 없지 않다. 맛있다는 블로그도 있었지만 와이프와 난 가격 대비 만족도는 조금 떨어졌다. 같은 가게가 도고온천 상점가 안에도 있는데 어느 게 먼저인지 모르겠다.

점심을 먹은 후 호텔로 가서 체크인을 하고 다시 나왔다. 12월 초의 날씨가 늦가을 날씨라고 하지만 그래도 잠바를 걸치고 나오길 잘했다. 마쓰야마 성으로 가는 길에 동네 맛집이라는 가게에 들렀다. 여기서 산 것들은 다 맛있었다. 더 살 걸 하는 아쉬움이...

마쓰야마성에 갔다. 천수각은 4시에 문을 닫는다고 하여 그 밑까지만 갔다. 그래도 좋았다. 차음으로 일본 성을 보았는데 생각보다 견고한 요새처럼 지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데이트하러 온 커플이 많았다. 저 멀리 서쪽으로 바다가 보이고 해가 지고 있었다. 석양이 지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내려오는 리프트가 5시 마감이라 해넘이는 보지 못했다. 티켓은 위에서도 살 수 있으니 편도로 샀다가 걸어내려와도 되고 마음이 바뀌면 위에서 내려오는 표를 사도 된다.

5시가 넘으니 마쓰야마 가는 길에 거로등이 켜진다. 더욱 운치가 있어 보인다. 어느 블로그에서 본 것처럼 이 길은 아날로그의 느낌이 나는 것 같다.

 

오카이도역 상점가로 들어섰다. 저녁 먹기 전에 쉬기로 하고 어느 블로그에서 본 플라잉 스코츠맨이라는 카페에 들어갔다. 커피와 팬케이크를 먹으러.. 그런데, 들어서자마자 스모킹, 넌스모킹을 물어본다. 당연히 넌스모킹이라고 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카페 안에 스모킹 공간도 있었다. 그러니 담배냄새가 많이 날 수 밖에... 커피 마시고 바로 나왔는데도 옷에 담배냄새가 배었다. 잘못 들어갔다. 으...

 

나와서 바로 옆에 있는 무지양품에 들어가서 아이쇼핑을 한 후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마쓰야마에서 유명한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도미국수라고 한다. 그래서, 도미국수 맛집을 찾아갔다. 꽤 큰 3층 짜리 식당이었다. 우리를 3층으로 안내하는데 방이어서 좋았다. 그런데 옆 방에서는 일본 젊은이들이 결혼 피로연을 하는 것 같았다. 시끌벅적하다. 어딜가나 젊은아이들은 즐거워서 좋다.

Posted by 일상과꿈
삶에포인트를주자2017. 12. 5. 20:30

지난 일요일(12/3)부터 2박 3일간 와이프와 둘이서 일본 마쓰야마로 여행을 다녀왔다. 아이들 놔두고 와이프와 둘이서만 해외여행 간 것은 처음이다. 하긴 국내도 2박 3일간 놔두고 간 적은 없었지. 한두 번 1박으로 제주도나 거제도 다녀온 적은 있어도..

어쨋거나 와이프가 정말정말 간만에 월~수 학원 휴무라(학원 선생님은 참 휴무가 없다) 나도 월~화 휴가내고 둘이 가까운 해외로 나가기로 하고 두 달 전에 예약을 한 것이 일본 마쓰야마이다.

마쓰야마는 시코쿠에 있는 에히메 현의 현청이 있는 도시이다. 작은 소도시의 느낌이 나는데 왜 유명하냐면 도고온천이 있기 때문이다. 도고온천은 1500년인가 3000년이 된, 일본에서도 정말 오래된 온천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재작년까지 아시아나 직항이 있었는데 없어졌다가 이번 11월부터 제주항공 직항이 생겼다. 덕분에 저렴한 가격으로 다녀올 수 있었다. (비행기 값보다 료칸 값이 더 비싼 것이 흠이지만 말이다...ㅋ)

2박 3일간 정말 와이프와 알차게 보냈다. 먹방이라는 이름으로 맛난 식당과 간식거리를 먹으면서 다녔다. 이번 여행에서는 와이프와 이야기를 많이 하기로 하고 계속 이야기하면서 다녔다. 덕분에 즐거운 여행이었다. 온천으로 피부도 뽀송뽀송해지고..ㅎㅎ

아래는 2박 3일간의 일정이다. 틈틈이 여행에서 본 것들, 소감들을 올려야겠다.

12/3(일)
07:05~07:55 집 -> 인천공항
07:55~08:20 체크인, 와이파이도시락 대여
08:20~10:40 출국심사, 면세품 픽업
10:40~12:30 인천 -> 마쓰야마 (비행기 지연됨)
12:30~13:10 입국심사, 세관검사
13:10~13:40 마쓰야마 공항 -> 오카이도역 (무료셔틀버스 이용)
13:40~15:00 도규REI호텔에 짐맡기고 점심식사
15:00~17:00 호텔 체크인 후 마쓰야마성 관람
17:00~20:00 오카이도역 상점가에서 쇼핑 & 저녁식사
20:00~        호텔 숙박

11/4(월)
07:00~09:10 호텔에서 조식 후 체크아웃. 짐 맡김
09:10~09:30 호텔 -> JR마쓰야마역으로 전차타고 이동
10:14~10:50 JR마쓰야마역 -> 우치코역
10:50~12:53 우치코 걷기
12:53~13:20 우치코역 -> JR마쓰야마역
13:20~15:10 오카이도역으로 이동해서 쇼핑 후 도고온천으로 이동
15:10~17:30 차하루 호텔 체크인 후 대욕탕에서 온천
17:30~19:00 도고온천 앞 상점가 구경
19:00~20:30 호텔에서 저녁식사
20:30~10:00 유리박물관 까페
10:00~12:00 호텔로 돌아와 온천 후 취침

11/5(화)
07:00~10:00 아침에 대욕탕에서 온천하고 아침식사
10:00~11:10 체크아웃 후 도고온천 상점가에서 과자 등 선물 사면서 쇼핑
11:10~11:50 도고온천 -> 공항 (무료셔틀버스 이용)
11:50~13:10 공항 체크인, 보안검사 (시간이 오래 걸림)
13:30~15:25 마쓰야마 ->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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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상과꿈
매일조금씩읽고쓴다2017. 11. 22. 07:04

지난주 금요일 회사에서 서울장학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장학생 멘토링 행사에 참가하게 되었다. 지속적인 활동은 아니고 희망하는 직원이 신청해서 자신이 추천하는 책을 소개하고 같이 대화를 나누는 3시간 정도의 행사이다.

 

각자 책을 한 권 5분 정도 소개하는 시간이 있는데,난 시간을 나눠서 앞 3분 정도는 읽은 책 목록 작성하는 습관에 대해 설명했다.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나의 경험을 소개하고 대학생들도 자신만의 습관을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름하여읽었다면 남겨라

 

 

위 숫자, #838 17-15는 내가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읽은 책의 일련번호이다. 읽은 책을 간단히라도 기록하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 1학년 때부터였다. 처음에는 일기장에 소감을 적었다. 그러다가 클리어화일을 하나 준비해서 책 목록도 적고 소감도 간단히 거기에 적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대학교 1학년 이후 지금까지 읽은 책이 전체 838권이다. 그리고 현재 읽고 있는 책은 2017년에 15번째 책이다.

 

 

클리어화일에 적다가 컴퓨터에 기록하기 시작한 것은 1999년부터였다. 연도별 폴더를 하나 만들고 그 안에 text 파일이나 word 파일로 소감을 적어서 저장하기 시작하였다. 그게 벌써 19년이 되어가고 있다.

 

 

요즘에는 필사에 주력하고 있다. 밑줄치면서 책을 읽고 책을 다 읽은 다음에는 밑줄친 부분을 몰스킨 노트에 옮겨 적는다. 이건 올해부터 생긴 습관이다. 예전에는 컴퓨터 파일화 typing을 했는데, 그것보다는 직접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같아 올해부터 습관을 들이고 있다. 그리고, 필사한 다음에는 소감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소감은 서평이나 내용 요약이 아니라 그야말로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꼈던 것들을 적고 있다.

 

 

연말이 되면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라는 제목으로 한 해 동안 읽은 책을 정리해 본다. 이것은 예전에 일본 탐사 저널리스트인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을 읽고 습관을 들였는데, 이것도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한 해 동안 내가 얼마나 어떤 책을 주로 읽었는지, 내년에는 어떤 책들을 읽을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이렇게 나만의 독서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을 돌아보니 3가지 정도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이렇게 책 목록이나 소감을 쓰는 것이 나의 성장을 위한reflection이 되고 책에서 내가 취해야 할 실천항목을 찾게 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나만의 독서법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만해도 필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세 번째는 아쉬운 점인데, 내가 너무 자기계발 서적이나 경영서적, 내 업무 관련 서적 위주로 읽지 않았나 싶다. 다시 돌아간다면 역사책이나 인문학 서적, 고전들을 더 읽고 싶다.

 

 

 

이런 내용을 5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설명하려니 좀 빠르게 얘기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나의 설명을 듣고 자신만의 독서습관을 들이는 계기가 되면 좋을 것 같다.

 

Posted by 일상과꿈
HR 내용&트렌드 학습2017. 11. 21. 12:54

HRDR, 16(4), 2017/12


A Review of the Literature on Structured On-the-Job Training and Directions for Future Research
Sahar Ahadi,  Ronald L. Jacobs

The Relationship Between Work Engagement and Organizational Commitment: Proposing Research Agendas Through a Review of Empirical Literature
Woocheol Kim,  Jiyoung Kim,  Heajung Woo,  Jiwon Park,  Junghyun Jo, Sang-Hoon Park,  Se Yung Lim

Emotional Intelligence and Transformational Leadership: A Review of Empirical Studies
Hyejin Kim,  Taesung Kim

Leadership and Employee Work Passion: Propositions for Future Empirical Investigations
Richard Egan,  Mark Turner,  Deborah Blackman

The Dark and Bright Sides of Personal Use of Technology at Work: A Job Demands–Resources Model
Sungdoo Kim,  Amanda L. Christensen

 

Posted by 일상과꿈
삶에포인트를주자2017. 11. 14. 23:23

2014 12월은 4년간의 HR팀장 기간 중 가장 힘든 시기였다. 회사 사업이 잘 안되어 인사적인 조치가 필요했고 그 역할을 했던 시기였다. 힘든 시간이 지난 후 1월이 되어 문득 제주도 티켓을 예약했다. 날짜는 3월 마지막 주 화요일로. 다 떨치고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두 달 반이나 남은 기간이 길게만 느껴졌고 그날이 올까 싶었다. 그런데... 그 날이 정말 왔다. 훌쩍 왔다. 난 예정대로 가방 하나 메고 제주도 비행기에 올랐다.

 

그 날은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가 왔다. 올레길 7코스를 걷는데 비가 왔다. 비오는데 혼자 걷는 기분. 앞뒤 사람 하나도 없고 혼자서 팔을 벌리면서 비를 맞으면서 걷는 기분. 너무 좋았다. 다 걷고는 식당에 들어가 해물뚝배기에 맥주 한 병을 주문했다. 맥주 한 잔 들이키는 그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나의 올레길 순례는 시작되었다. (7코스 걷기)

 

오늘은 혼자서 떠나는 올레길 세 번째였다. 7시 비행기인지라 새벽에 일어나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조금 늦었기에 계속 네비를 보면서 몇 분 후에 도착할지 확인했다. 그러던 차에 택시에서 김건모 노래가 조용히 흘러나왔다. "그대는~ 나만의 여인이여~~" 노래를 들으니 갑자기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 이렇게 차분히 오늘 하루 즐기면서 여행을 하자.

 

비행기 좌석을 창가쪽으로 선택했다. 하늘 위에서 지형을 보면서 내가 아는 것과 맞춰보는 재미가 좋다. 비행기 고도가 6000미터임을 가리키고 있었다. 가만.. 에베레스트가 몇 미터지? 에베레스트를 오르면 지금처럼 구름위에서 저 멀리까지 볼 수 있는건가? (나중에 찾아보니 에베레스트는 8000미터가 넘는 산이다. 흐미야.. 비행기보다도 높은 산이었다..)

 

옆자리에는 젊은 여자 두 명이 앉았다. 따뜻한 남쪽 나라 가는데 두툼한 롱패딩을 입었기에 게이트 밖에서부터 눈에 띄었는데 내 옆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향기가 좋네... 향긋한 화장품 냄새가 났다. 나이가 들면서 향기에 민감해지는 것은 나만 그런 것인가... 둘은 맛있어 보이는 초콜릿을 먹더니 이내 안대를 하고는 잠이 들었다. 아마도 제주도에 도착하면 신나게 놀겠지.

 

제주공항에 도착하고 공항 4층에 있는 푸드코트에서 아침을 먹었다. 대개 아침에는 야채쥬스 한 잔 마시고 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많이 걸을 거기에 아침을 든든히 먹어주었다. 반찬에 미역이 나왔다. 역시 제주도네 하다가 생각해보니 반찬으로 미역은 서울에서도 올라오는 반찬 아니던가?! 제주도에 왔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내가  웃겼다.

 

휴대폰 메일 설정을 '푸쉬'에서 '가져오기'로 바꿨다. 메일이 오자마다 저동으로 알리는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때에 보려고 한다오늘 하루만큼은 메일에 내 시간을 침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시간을 조절하면서 보리라 마음먹었다.

 

공항에서 나와 제주시외버스터미널로 가기 위해 안내하는 분에게 100번을 어디서 타냐고 물었더니 없어졌단다. 315번 버스를 타라고 알려주었다. 그런데 버스는 15분 후에 도착이다. 택시탈까 하다가 여행왔는데 뭐 그리 급하다고 여기서도 탹시타냐 싶어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가끔 만나는 대학친구들이 나를 택시맨이라고 불렀다. 웬만한 거리는 택시를 탔는데 아마도 피곤하기도 하려니와 마음이 급해서였을 것이다. 뭐가 그리 급했을까...?

 

시외버스터미널로 와서 화순환승정류장(안덕농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그런데, 굳이 시외버스터미널로 와서 탈 필요가 없어 보인다. 지난 8월에 제주도의 버스노선이 전면 개편되어서 이제는 공항에서 바로 가는 급행도 있는 것 같다.

 

어쨋든 버스를 타고 가는데 중간에 할아버지 예닐곱분이 타셨다. '하라방들이 타니까 안 좋아할거야' 하시면서도 이 얘기 저 얘기를 하신다. 제주도 방언을 듣나 싶어 귀를 기울였지만 제주도 사투리를 쓰시는지 할아버지 말씀이라 그런지 일아듣기 어렵다. 그냥 따서로운 햇살에 몸을 맡기면서 잠을 청했더

 

안덕농협 정거장에 내려 근처 마트에서 챙모자 하나를 샀다. 아침에 모자를 들고올까 말까 고민했는데 안 들고 온 것이 후회되었다. , 그래도 이렇게 뜻밖의 모자 득템이 있으니..

 

 

10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10코스는 하루종일 산방산과 한라산을 보면서 걸을 수 있는 코스다. 정말 지겹도록 본다. 걷다가 눈만 돌려도 걸리는 것이 산방산이다

 

  

10코스 초반에 화순 곶자왈이라는 곳을 지났다. 나무들이 울창하여 짬깐이지만 햇빛이 안 보일 정도로 나무가 많은 곳이었다축 늘어져있던 나뭇가지가 내 어깨를 어루만져 주었다. 내 어깨의 무거움을 아는 듯 싶다. 고마웠다. 지나가던 바람은 내 모자를 벗겨 맨 머리로 시원한 바람을 느끼게 해주었다.

 

 

중간에는 해변가에 발자국화석지가 있다. 보존을 위해 가까이서 볼 수는 없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 화석지를 발견한 분이 지역 선생님이었다고 한다. 그 선생님은 이 넓디넓은 바닷가에서 어떻게 발자국화석을 찾았을까.. ~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내 눈에도 내가 원하는 것만 보여야할텐데... 얼마전 HR과정 중에 '모든 것을 OD라는 안경을 쓰고 보자'라는 것이 있었다. 자신의 관점으로, 자신이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 새삼 대단한 것 같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가방없이 제주도 가기'이다. 정말 맨 몸으로 왔다. 가방은 전혀 없다. 소지품은 아래가 다다. 그런데, 가방이 없으니 좀 어색하긴 하다. 뭐랄까.. 여행자의 마인드가 장착되지 않은 느낌이라고 할까...?

 

 

11시에 걷기 시작해서 2시간 반 동안 걸은 후 1:30 정도에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지나가는 길에 들른 식당에서 전복해물라면을 먹었다. 바다를 보면서 먹는 라면 맛이 일품이다. 밥까지 주문해서 말아먹었다. 30분 정도 점심을 먹고 2시부터 다시 걷기 시작해서 4:30 정도에 10코스 종점에 도착했다. 5시간 반 정도 걸렸으니까 점심먹은 30분을 빼면 5시간 걸린 셈이다. 문득 발에게 고마워졌다튼튼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좋은 풍광을 호사롭게 즐기기나 했을까!

 

 

 

10코스가 다른 코스에 비해 조금 긴 것 같다. 전체가 17Km 정도 되고 5~6시간 정도 걸린다고 나와 있다. 덕분에 오늘 참 많이 걸었다. 이렇게 긴 코스를 걸을 때는 적어도 10시에는 걷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늦게 출발했더니 마음이 급해서 여유있게 충분히 즐기지를 못한 것 같다

 

그리고, 돌아오는 버스를 미리 확실히 찾아놔야겠다. 종착지에 도착해서 커피숍에 들어가 넋놓고 커피 마시다가 공항가는 버스가 1시간에 한 대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다행히 30분에 한 대였고 때마침 도착해서 공항에 잘 올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새롭게 배운 것은 역시나 '생각나는 즉시, 즉시 쓰기'이다. 지난 주 김성준 님을 만났을 때 내가 제주도에 간다고 하니 나에게 그런 말을 해 주었다. 메모지와 펜을 가지고 가서 뭔가 쓰고 싶을 때, 느낌이 드는 곳 바로 그 자리에서 쓰라고. 이번에 메모지를 준비해 갔지만 메모지에는 쓰지 않았다. 대신 휴대폰 메모장에 바로바로 쓰기를 했다. 찰나의 순간에 떠오르는 생각들이 하늘로 날아가 버리기 전에 메모장에 붙잡아매는 연습을 했던 것이 이번 제주 올레길 여행의 수확 중 하나이다.

  

준비물을 점검해 보자.

신분증

펜 하나, 조금큰 포스트잇 : 휴대폰 메모장에 쓰느라 사용하지 않았다.

. 스마트폰 충전기

. 목장갑 : 처음에는 왜 가져왔을 때 싶었는데 3시 이후 해가 뉘엿뉘엿 하면서 쌀쌀해지니까 요긴했다.

. 생수 : 지난 번에는 생수를 전혀 안 마셨는데 이번에는 꽤 많이 마셨다.

 

이렇게 나의 세 번째 올레길 탐방은 끝이 났다. 앞으로 10년 동안 올레길 전체코스를 돌아볼 예정이다. 그게 내 앞으로의 10년 10대 풍광 중 하나이다. 다음번은 내년 3월이다. 12월에 예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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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상과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