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다움찾기2014. 8. 12. 22:22

내 인생의 31번째 일기장.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이다. 그때부터 벌써 28년째 30권의 일기를 썼다. 30권의 일기장은 어느덧 나의 자산이 되었다. 솔직히는 자산이라기보다 나의 추억을 담은 개인 보관소이다.

일기장을 뒤적이며 건져낸 추억과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현재의 소소한 행복도 크다. 얼마전 페북에 올린 "18년만에 지킨 약속"도 일기장을 보다가 기억해낸 것이고 가끔 와이프와 함께 일기장을 보면서 처음 데이트한 날, 처음 손잡은날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즐거움이 있다. 간혹 옆에서 작은아이가 소설 보듯이 아빠 일기를 보면서 깔깔거리는 것도 재미있고.

어떻게 거의 30년간이나 일기를 쓸 수 있었을까?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 그런데 이게 나에게는 자연스런 것이었다.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약속장소에서 친구를 기다리면서 쓰기도 하고 주말 아침 혼자 동네 커피숖에 가서 쓰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일기를 쓰는 주기와 장소에 개의치 않으면 되는 것 같다. 나도 일기를 쓰지 않을 때는 6개월을 쓰지 않은 적도 있다. 그렇지만 생각이 나면 다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하루에 2개씩 쓰기도 하고. 꼭 저녁에 하루 마감하듯이 쓰지도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전날 일을 쓰기도 하고 생각나는 것을 쓰기도 하고.

한번 쓰러져도 다시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시작하는 꾸준함, 내가 일기를 쓰면서 배운 점이다. 그리고 그것이 28년간 일기를 쓰게된 나만의 비결이었던 것 같다.
 

 

Posted by 일상과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