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데, 와이프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다. 아침 8시 조금 넘어서. 이런 시각에 전화할 사람이 아닌데 하면서 전화를 받았더니 전화기 너머로 울음 소리가 들린다. 둘째 수연이의 목소리다.
"당신 회사 가기 전에 아빠 얼굴 본다고 깨워달라고 했는데, 안 깨웠다고 저렇게 서럽게 울고 있네."
엊그제 창원 출장 갔다가 어젯밤 11시 넘어 집에 돌아왔고, 오늘 아침에 아이들 깨기 전에 출근했으니 아이들 깨어 있는 얼굴 본게 며칠 지난 거다. 출장 가기 전에도 일찍 퇴근한 건 아니니까..
"엉엉, 아빠 내놔~~"
아빠를 내놓으라고? 아빠를 회사에 빼앗겼다고 생각하나 보다. 서럽게 울면서 아빠 내놓으란다. 이렇게 나도 아이들 깨어 있는 얼굴 못보는 회사원 생활을 하고 있나 보다..
"아빠, 오늘 저녁에는 꼭 적당하게 9시에는 집에 와!"
꼭 9시까지는 집에 돌아가기로 마음먹으면서 그렇게 안타깝게 전화를 끊었는데, 5분 후 또 전화가 왔다.
"아빠, 오늘 저녁에 설렁탕 먹어, 엉엉.."
갑자기 웬 설렁탕? 애 엄마에게 전화를 바꿔서 들었더니 '아빠가 회사가서 일해야 맛있는 거 사먹지.' 했더니 바로 전화를 해서 그렇게 얘기하는 거란다. ㅎㅎ 우리 둘째는 설렁탕이 최고로 맛있는 건가 보다. ㅎㅎ
오늘 저녁 모임이 있지만, 양해를 구하고 8시 경 나오기로 했다. 오늘 밤에는, 그리고 이번 주말에는 열심히 아이들과 놀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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