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다움찾기2008. 8. 11. 19:11

흔히들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기 위해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는다. 나도 그러하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이건 나 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혼인 사람 빼고는 다 해당되는 문제다. 바로 홀몸이 아니라는 점. 와이프와 아이들은 어쩌란 말이냐?

혼자서 한 작품 앞에서 5분이든 10분이든 올려보다가 깨닫고 다음 그림으로 넘어가고... 뭐, 그렇고 싶은 생각은 나도 간절하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졸라대는 아이들의 성화를 견디기 힘들다. 그렇다고 같이 데려갈 수도 없고.. 원래 아티스트 데이트는 혼자서 자신 안의 그 누군가와 데이트하는 것이 아이던가? 아이들과 데이트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왜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라는 것일까? 나의 결론은, 평소에 자신이 가고 싶었던 곳, 하고 싶었던 일을 함으로써 자신 안에 있는 아티스트적인 창조성을 깨우라는 것이 바로 아티스트 데이트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혼자하거나 같이 하거나를 따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목적을 생각하자...

그런 생각으로 이번주 아티스트 데이트는 가족과 함께 하기로 했다. 주말에 와이프, 아이들과 함께 삼청동 부근의 갤러리를 가 보기로 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정독 도서관 앞에 있는 갤러리에서 중국 작가 전시회를 한다.

가기 전에 마음 먹기로는 아래와 같았다.

미술관 가기. 미술 작품 속에서 안 보이는 걸 보기.
왜 라고 묻기. 질문의 위대한 힘을 믿기.

이렇게 하려고 했다. 그러나... 들어가서 10분만에 나오고야 말았다. 아이들은 그야말로 휙휙이다. 그냥 작품 앞에서 한번 보고는 지나친다. 내가 큰 아이 손을 잡고 '우리 이 그림에 제목을 붙여볼까?' 했더니, 대뜸 '꽃과 여인'이라고 한다. 이미 제목을 보고 나에게 얘기한 것이다..흑....

5주차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면서 깨달은 교훈은,

꼭 혼자서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혼자서 해야 제대로 할 수 있다.

는 것이다.

그래도 정독도서관 부근 예쁜 갤러리와 까페들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제목 안 보고 상상해서 말할 수 있는, 상상력이 더 필요한 우리 큰 아이 사진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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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상과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