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다움찾기2008. 11. 8. 12:13

작년 봄, 꿈 프로그램에서 IT미래학자라는 나의 미래직업을 찾았을 때 난 모든 것이 해결된 줄 알았다. 이제 정진이다. 구본형 선생님께서도 말씀하셨다. 일단 쭉 가보라고. 그러다가 골목길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꿈을 꾸기 시작한 이후 난 나의 강점인 계획 수립, 분석력을 기반으로 IT미래학자가 되기 위한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2박 3일간의 단식을 통해 난 IT미래학자라는 산을 발견했고 그 산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산 꼭대기에 일단 IT미래학자라는 깃발을 꽂았으니 능선을 따라 쭉 가다보면 나의 10대 풍광들이 도열해 있을 줄 알았다. 난 주변 사람들에게 묻고, 모임에도 쫒아가고...

그러나,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꿈은 나를 다시 산에서 내려오게 했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사무실에서 하는 일이 그게 아닌데, 어지간한 각오가 아니면 달성하기 어렵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2시간을 매일매일 확보하고 이 시간을 순수하게 내 미래직업에만 투자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다시 나의 화두를 고민한다.
이번에는 조금만 더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현실에 기반해서 생각해 본다. 몇 달간 생각한 결론은 배움, 학습이다. 나의 현재 업(業)과도 맞는다. 작년 꿈 프로그램에서 선생님께서 '동철이는 나랑 하는 일이 비슷하잖아?'하셨을 때 난 속으로 생각했었다. 전혀 아닌 것 같은데요. 라고. 난 교육부서에 있지만 단순히 정보만 전달하는 강의라는 형태에만 집착했던 것 같다. 나의 업이 갖는 의미(meaning)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탓이다. 내 앞길을 어느정도 재편하고 있다. 내 상사는 요즘 나를 보고 얼굴이 편안해 보인다고 한다.

10대 풍광도 수정할 것이다. 
살아가면서 모든 것이 변하는데, 10대 풍광이라고 안 변할까! 나의 고민이 자라는 만큼 10대 풍광도 성숙되었으면 좋겠다. 이것저것 멋있어 보이는 것,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들은 빼버리자. 인생 제대로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10대 풍광을 그렸으면 좋겠다.

다시 산 하나를 타보려 한다.
IT미래학자라는 깃발이 꽂힌 산은 내가 차지하기에는 조금 요원해 보이는 산이었다. 이번에는 한동안 멀리 가야한다. 정말 많이 쭉 가봐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산 한번 타봤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 어떻게 나를 전략적으로 포지셔닝하고 나의 상품 가치를 높일까는 생각해 봐야 한다.

이 산에서 죽을 때까지 뛰어놀 수 있으면 여한이 없겠다.
그렇기 위해서는 산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산의 속성을 알고 산 주변에는 무엇이 있는지도 알아야 하고 이 산에서 노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특히 이 산에는 쟁쟁한 사람들이 많다. 예전에 봤던 산은 비교적 새로 만들어진 산이지만 이 산은 예전부터 내려져온 비결(秘訣)들과 고수들이 많은 산이다. 그들과 겨루기도 하고 놀기도 할 줄 알아야 한다.

한편으로는 아쉬운 것도 솔직한 심정이다.
여전히 IT미래학자라는 것 자체에 대해 매력을 느낀다. 나의 경험의 한 켠에서 바라보면 유사할 수도 있고 연장선상에 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마흔을 바라보는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일 것이다. 이 길 저 길 기웃거리다가 해 저무는 줄을 몰라서는 어디 인생 한번 제대로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서둘러 산을 오르자. 산을 내 것으로 만들자.


* 다음번 글에는 나처럼 새로운 산을 찾아서 둘러보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했던 방법들(주변 사람에게 물어보기, 커뮤니티 찾기, 대학원 알아보기, 유사한 직업 가진 사람 찾아보기 등등)을 소개하는 시간..^^

'자기다움찾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을 둘러보는 몇가지 방법들  (0) 2008.12.18
모닝페이지 지원서  (0) 2008.11.14
워렌버핏의 조언  (6) 2008.11.05
12주간 모닝 페이지 작성 후기  (2) 2008.10.14
모닝 페이지 4기 모집  (0) 2008.10.08
Posted by 일상과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