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컨퍼런스에는 슬로건(Slogan)이라는 게 있다.

가트너에서는 2002년인가 2003년인가 심포지움에서 'RTE: Real Time Enterprise'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리고 대박 성공! 물론 그 전부터 IT의 흐름이 RTE라는 목적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간파하고 종종 RTE에 대한 보고서를 내던 바였지만, 전세계 모든 IT 인력들이 주목하는 심포지움에서 슬로건으로서 한 방 크게 터뜨려주었으니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 (출신이 IT트렌드 파악이고 미국물 먹으면서 보고온 컨퍼런스가 가트너 같은 것 밖에 없어 가트너 얘기를 많이 한다. 이해해 주시길...)

올해 ASTD 2008의 슬로건은? 'Destination: Information'이다. 근데, 이게 이상하다. 보통 컨퍼런스의 슬로건으로 정해지면 대회장 곳곳에 큰 배너나 현수막으로 슬로건을 크게 써 붙이고 난리일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하도 슬로건이 무엇인지 몰라서 같이 동행하셨던 교수님께 여쭤봤더니, 안내책자 표지에 작게 나온 것을 보여주신다. 현수막 뿐만 아니라 오프닝 세러모니에서도 슬로건에 대해서는 그리 설명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나름대로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독자적인 해석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데이터를 모으고 의미있게 활용하는 정보의 시대로 가야한다'는 뜻이라고...

그러나! ASTD2008 홈페이지에 가면 왜 이런 슬로건을 붙였는지에 대한 설명이 간단히나마 나온다. 즉, 아래와 같다. (http://astd2008.astd.org/FAQinternational.html)

“Destination: Information” means that ASTD 2008 is your destination for all the latest information on trends and practices affecting learning professionals."

결국, 여러분이 원하는 정보의 종착역은 ASTD이니 여기에서 많은 정보를 가져가라..라는 뜻이었던 것이다. 흠...별로 시덥찮다. 대표적인 HRD 컨퍼런스인 만큼 HRD의 큰 화두를 담아내는 슬로건을 만들어야 되는 것 아닌가!

그렇지만, 슬로건에 대한 실망은 잠시! 우리 나름대로 전체 세션들의 내용에서 지금 우리에게 주는 화두와 시사점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던가!

그래서, 몇 개를 찾아보면 아래와 같다.

1. Talent Management

KMA를 통해 같이 가셨던 한양대 송영수 교수님께서 하루 우리에게 오셔서 debriefing을 해 주실 때 언급하셨던 것이다. 송 교수님도 슬로건에 대해 의심을 하시면서 오히려 세션을 들어가면 곳곳에서 'Talent Management'에 대한 논의가 더 많이 되는 것 같다고.

Talent Management란, 인재의 영속성(Talent Sustainability)을 위해 필요한 각종 전략, 조직문화, 시스템 그리고 프로세스를 디자인하고 실행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The work of designing and implementing the strategies, culture, systems, and processes needed for talent sustainability) 즉, 인재를 확보하고 참여시키고 유지하고 코칭하고 결국에는 영속적으로 인재를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성균관대 차동옥 교수님께서 작성하신 debriefing 자료에 따르면, Talent Management는 Talent 니즈 분석, 선발, 개발, 평가에 대한 관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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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m Soshe는 2007년 6월 T&D Magazine에서, Training과 HR Operation이 Talent Management라는 큰 우산아래 통합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Recent research forecasts an ongoing convergence of training and human resources operations, all coalescing into a broader talent management function.' Tim Soshe, T&D Managine, June 2007, page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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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CD(Career Development)도 종국에는 Talent Management로 전환할 것이라 한다. 또한 Learning을 통해 Talent를 확보, 육성,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Talent Management의 우산 아래 벌어지는 일련의 프로세스는 Performance Consulting Process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Dana Robinson의 제안이다. (Dana Robinson은 Performance Consulting의 대가..^^)


2. 웹 2.0의 철학이 스며드는 HRD

이번 ASTD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것이 Informal Learning이다. 물론 Informal Learning가 올해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고 작년에도 몇 개 세션에서 발표되었던 것인데, 마지막날까지 많은 사람들이 세션에 참가했다. 흔히들 4일차 마지막 날에는 참석자들이 적어서 취소되는 세션들도 있었는데, 우연히 지나가다 본 Informal Learning 세션은 꽉 차서 뒤에 서서 들을 정도였다. 어쨋든 개인이 자발적으로 검색하고 참여해서 학습하는 Informal Learning은 참여/공유/개방을 표방하는 웹 2.0의 흐름과 동일한 것이다.

또한 e-Learning에서도 웹 2.0 개념과 기술들이 많이 접목되는 추세이다. RSS, 위키, 쌍방향 지식공유, Social S/W 등 웹 2.0 기술들이 소개되는 세션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역시 웹 2.0 등과 같은 신기술에는 우리 나라가 앞선지라 이번 ASTD 세션에서의 발표 내용에서 크게 충격받을 만한 것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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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Performance! & 교육부서의 역할 변화

HPT(Human Performance Technololgy), HPI(Human Performance Improvement) 등 Performance Consulting에 대한 세션에도 많은 관심이 있었는데, 이것은 몇 개의 세션을 떠나서 교육이 기업의 성과에 기여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9개의 트랙 중 하나도 'Learning as a Business Partner'으로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교육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인력 양성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부서의 역할도 점차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더 비즈니스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하며, CEO에게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에 대한 평가도 그런 관점에서 이루어져 함을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상으로, 내 나름대로 ASTD 2008의 슬로건을 생각해봤다. HRD 초보인 나로서는 리더십이나 교수설계 등 다른 영역에서의 세세한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한계는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회사 생활 12년 짬밥 경험을 활용하여 주워 들은 바로서는 위 3가지가 이번 컨퍼런스에서 크게 강조된 점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Posted by 일상과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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