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포인트를주자2009. 6. 14. 22:17
지난 주말엔 큰 아이 하연이와 둘이서만 오붓하게 정동진 밤기차 여행을 했다. 그동안 가족과의 여행은 사실 여행이라기보다는 점찍고 돌아오기가 일쑤였다. 가장으로서 아빠의 역할을 위해 나는 계속 차를 몰고 다니고 아이들은 차 뒤에서 떠들거나 자다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다같이 우르르 내려서 구경하다 돌아오는..

그런 식의 여행이 아니라 그야말로 여행을 하고 싶었다. 같이 기차 타고 가다가 내려서 버스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나란히 손을 잡고 걷고...

하연이와 그런 여행을 했다. 정동진으로. 밤기차 타고 다녀왔으니 무박 2일인 셈이다. 사실 몸은 많이 피곤했다. 하연이는 어리다고 쌩쌩한데 난 기차에서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계속 걷다보니 다리도 아프고.. 그렇지만, 추억이 되었다.

사실 기대했던 것만큼 많은 이야기는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같이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게 되어 기쁘다. 새벽녘 어스름한 바닷가 백사장, 큰 모래시계, 출렁이는 파도소리, 바다열차, 바닷가 벤치에 앉아 먹은 김밥, 강릉 시내버스에서의 기억 등등...


정동진으로 향하는 밤 기차에서 자고 있는 하연이. 작은 이불을 가져가길 잘했다. 기차에서 아주 요긴하게 사용했다. 새벽녘 바닷바람도 막을 수 있어 좋고.

드디어 새벽 정동진 바닷가.

아쉽게도 날씨가 흐려 해뜨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정동진에서 3km 가량 떨어진 곳에 하슬라아트월드가 있다. 예술가들이 조성해 놓은 공원, 무대, 전시관 등이 있는 곳이다. 걸어서 가긴 멀어서 택시 타고 갔다. 아침 조용하게 하연이와 둘이서 산책하기에 참 좋은 곳이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하연이와 내가 같이 쓰는 노트를 하나 마련했다. 하연이는 주로 그림을 그렸지만..

바다를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는 하연이 모습.

공간에 떠 있는 자전거. 하슬라아트월드 곳곳에 특이한 조각품들이 있다.

삼척에서 강릉까지 운행하는 바다열차. 하연이가 너무 좋아했으나 정동진에서 강릉까지는 2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대신 기차비는 삼척부터 오는 비용을 내고. 좀 비싼 느낌이..


가족과의 여행을 많이 해야겠다. 그야말로 여행다운 여행을...

Posted by 일상과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