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포인트를주자2015. 4. 1. 06:59

지난 1월에 무심코 제주항공으로 제주도 비행편을 예약한 게 있었다. 미리 예약하면 저렴하기에 3월에 내가 어떻게 될지 알고 하면서도 예약해 놓았었는데, 벌써 3월을 넘어 예약한 날이 다가왔다. 그래서, 훌쩍 다녀왔다. 혼자서 당일치기 제주도 여행을...

와이프와 아이들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다음 기회에 같이 가기로 하고 혼자 간단히 짐을 챙겨 6:50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전날까지 좋던 날씨는 내가 도착해서 600번 리무진 버스로 제주시에서 서귀포로 넘어가는 동안 비를 뿌렸다. (하루 종일 내리던 비는 저녁에 제주시로 다시 오니 그치더군) 7코스 시작점에 가기 위해서는 뉴경남호텔 앞에서 내려야 하는데, 월드컵경기장 옆에 있는 이마트를 보고 바로 버스에서 내려 우비와 챙이 있는 모자를 사서 무장하였다.

혼자서 까페에 앉아 커피 마시면서 간단히 일기를 썼다. 봄비가 내리는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진한 아메리카노 맛이 아직도 기억난다.

점심으로 먹은 해물라면. 7코스를 걷다보면 속골이라는 곳에 할머니 한 분이 바닷가 바로 옆에 간이 천막을 치시고 팔고 계신다. 홍합과 조개 밖에 들어있진 않지만 그래도 많이 넣어서 그런지 맛있게 잘 먹었다. 가격은 5000원.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평일에 비도 와서 그런지 그리 많지 않았다. 앞뒤를 둘어봐도 혼자일 때가 많았다. 덕분에 운치있게 걸었다.

여기가 7코스의 시작점에 있는 외돌개.

하루 종일 내리던 비는 저녁비행기를 타러 제주공항으로 돌아오니 그쳤다. 멀리 한라산이 보인다.

저녁으로 먹은 전복뚝배기. 역시 해물 양이 엄청나다. 7코스를 끝내고 약천사 입구에서 리무진 버스르르 기다리면서 부근 식당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과 함께 먹으니 절로 좋더군...

7코스는 계속 바닷가를 따라 걷는 길이다. 비가 내리는 제주 바다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침 6:55 비행기로 가서 저녁 8시 비행기로 돌아왔다. 7코스 시작점에서 끝점까지 걸었는데, 걷고 나니 다리가 뻐근하다. 평소에 운동 안한 티가 난다. ㅋ 7코스는 4~5시간 정도 걸린다는데 혼자서 하루종일 걷기에는 적당한 거리인 것 같다. 중간에 점심도 먹고 까페에서 쉬면서 커피도 마시고 하니 적당했다.

7코스 시작점 부근에는 까페도 있고 좋았는데, 뒤쪽으로 갈수록 까페도 별로 안 보이고 화장실도 찾기 어려워 막판에 계속 걷기만 했다. 반대로 걸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제주도에는 역시 중국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리무진버스 운전사 아저씨도 중국말로 버스타려는 중국인들에게 안내를 한다. (중국말을 아주 잘 하시는 걸로 봐서는 화교이신 것도 같고...) 제주시내 상점 간판에도 중국말이 많이 적혀져 있었다.

다음에는 아이들을 데려가고 싶다. 와이프는 학원 때문에 빠지기 어려울 것이고... 아이들은 계속 걷기 힘드니 조금 걷다가 까페에서 쉬다가 그렇게 놀다 오면 좋을 것 같다.

앞뒤로 아무도 보이지 않는 길을 혼자 팔을 뻗어 비를 느끼며 걸으면서 "비가 와도 나는 쭉 간다!"라는 생각을 했다. 어려움이 있어도 계속 걷자는 생각.

가방에 구본형 선생님의 첫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넣어갔다. 오며가며 읽었다. "내가 먼저 변화하지 않으면 변화하도록 당하게 될 것이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준비물 : 등산잠바, 등산화(등산양말), 지갑(신분증), 일기, 펜, 선글라스, 모자, 읽을책한권, 수건
비올 경우에는 우비, 챙있는 모자 (우산은 걷기에 불편해서 우비를 쓴다면 거의 이용할 일이 없음)
생수 : 현지에서 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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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상과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