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다움찾기2008. 10. 14. 20:07

지난 7월 7일부터 9월 28일까지 12주 동안 와이프와 함께 매일 아침 모닝 페이지를 썼다.
물론 매일은 아니다. 여기 작성일지를 보면 1주일에 평균 2.75회 밖에 못 썼으니까.
어쨋든 12주 동안 꾸준히 쓰려고 노력했고 이제 다시 조금씩 쓰고 있다.

그동안 노트북에 word 화일로 썼던 모닝 페이지를 프린트해서 쭉 읽어보았다.
사실 <아티스트 웨이>에서 저자 줄리아 카메론은 9주차까지는 절대로 읽어 보지 말라고 한다. 9주차 과제로 그동안 썼던 모닝 페이지를 읽어보게 한다.
그동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의식의 흐름대로 이것저것 쭉쭉 내려가면서 쓴 모닝 페이지를 읽는 것은, 내가 내 생각을 읽는 것 같아 좋다. 그야말로 읽는다는 느낌.

아침마다 모닝 페이지를 쓰면서 난 "생활이 좀더 정리가 되고 초점이 잡히는 느낌"이 자주 들었다. 하루 할 일을 생각하고 어제 했던 일을 되짚어 보고, 요즘 나의 고민을 적다보면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그냥 생각이 조금은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예전보다 덜 화를 내게 되는 것 같다.
뭔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목소리는 쓸데없이 높아지지 않았다.

내가 썼던 모닝 페이지에서 가장 많이 보였던 주제는 역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었다. 그에 대한 나의 생각들,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들 등등.
그 다음으로는 하루를 재편하는 일-새벽 2시간 습관-에 대한 것이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기록하면서 꼭 6시 전에 일어나야지 하는 다짐을 엄청 많이 했다. 그리고 잘 안 지켜진다고 엄청 아쉬워하고..ㅋㅋ
또 하나 나의 고민도 자주 나온다. 어떤 때 어떤 자아의 목소리를 따르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이렇게 결정할 수도 있고 저렇게 결정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나는 어떤 결정을 하는 것이 옳은가, 내 안에서는 양 쪽에서 모두 말을 거는데...

12주 간의 모닝 페이지를 쓰고 나서 제일 아쉬운 것은, 역시 매일 쓰지 못했다는 점이다. 좀더 간절하게 원하고 간절하게 쓰기를 추구했어야 하는데 아쉽다.
두 번째 아쉬운 것은, 좀더 창조성에 대한 것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1주일에 한번씩 자신 안의 창조성을 깨우기 위해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라고 하는데, 자주 하지 못했다.
<아티스트 웨이> 책에 나온 매주 과제들도 하지 못했다. 아마도 혼자 해서 그런가 보다.

결론적으로, 12주 간의 모닝 페이지를 통해 뭔가 거창한 결론이 나오거나 내가 갑자기 예술가 냄새 풀풀 풍기는 사람으로 깜짝 변신하는 일은 없었다. 그렇지만, 모닝 페이지는 내 삶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잘 잡아주고 지탱해 주는 중심축이 되어 주었다. 내가 내 안의 목소리를 조금씩 듣게 되고 가만히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글쓰기 명상의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Posted by 일상과꿈